산이 수려하고
물이 맑은 화림동계곡
조상의 숨결이 고여 있는
정자에 올라 앉아
스치는 산새 소리
바람 소리 들어본다
함양 게곡마다 넘쳐나는 풍류
물가엔 느티나무 살랑거리고
가문비나무 쭉쭉 뻗어 있는 숲속
무채색 나뭇결이 그대로 마루 되고
계단이 되고 지붕이 되어
후손들 튼실한 살결을 만져본다
군자정 위에서 춤추던 임 그리며
쪽빛 호숫가 너럭바위 위에서는
청춘을 손짓하며 황혼을 넘나들던
가야금 대금 퉁소 흥이 겨웠던 곳
청정한 저 호수에 머무리있고
詩 한수 읊고 술 한 잔 마시고
연주하던 가락은 그냥 시냇물 되고
등 따시고 배 부르던 부러운 인생사
옛 시인의 고향마을이 좋아
멋스럽고 유유한 풍류가 좋아
바로 그 정자에 걸쳐 앉아서
그 시절 어울마당 속
주인공이 되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