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사골 계곡에서
송다인
여름 장마 중에 가보는 뱀사골 계곡은 진한 삶의 전율이다
우렁찬 물소리에 귀는 멀어져가고
눈은 어디에다 둘지 몰라 허둥대는데
얇은 산안개 훑으며 지나가는데
야심찬 물의 본성 보라
이 골물 저 골물 합쳐 우르르 콸콸 콰르르
하얀 포말 뒤집어쓰고 마구 곤두박질친다
30리 물길을 역주행하며 오르락내리락 고행의 숨소리들
때 묻지 않은 천년의 하이얀 미소
쓰라린 상처 감싸 안으며 씻기운다
제 목숨 다 마치지 못한 생명들이
미친 듯이 달리며 쏟아내는 눈물방울처럼
희생의 토벌이야기 웅성웅성거린다
그때도 사람들 품어 안았겠지
지금도 사람들 톡톡 다독이며
거친 숨소리 모조리 싹 휩쓸어간다
거칠게 가다가도 뒤돌아보며 쉬어가며
물밑에 잠긴 시린 영혼의 눈부심보라
하늘 아래 비취빛 산호호수의 물웅덩이
세월아 너는 어찌 흘러만 가느냐
황폐한 역사 끌어안으며 쉬엄쉬엄
놀면서 자면서 고여서도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