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사골 계곡에서
송다인 없음
2009-07-27 275
 

 

뱀사골 계곡에서

                                        송다인

여름 장마 중에 가보는 뱀사골 계곡은 진한 삶의 전율이다

 

우렁찬 물소리에 귀는 멀어져가고

눈은 어디에다 둘지 몰라 허둥대는데

얇은 산안개 훑으며 지나가는데

야심찬 물의 본성 보라

이 골물 저 골물 합쳐 우르르 콸콸 콰르르

하얀 포말 뒤집어쓰고 마구 곤두박질친다

 

30리 물길을 역주행하며 오르락내리락 고행의 숨소리들

때 묻지 않은 천년의 하이얀 미소

쓰라린 상처 감싸 안으며 씻기운다

 

제 목숨 다 마치지 못한 생명들이

미친 듯이 달리며 쏟아내는 눈물방울처럼

희생의 토벌이야기 웅성웅성거린다

 

그때도 사람들 품어 안았겠지

지금도 사람들 톡톡 다독이며

거친 숨소리 모조리 싹 휩쓸어간다

 

거칠게 가다가도 뒤돌아보며 쉬어가며

물밑에 잠긴 시린 영혼의 눈부심보라

하늘 아래 비취빛 산호호수의 물웅덩이

세월아 너는 어찌 흘러만 가느냐

황폐한 역사 끌어안으며 쉬엄쉬엄

 

놀면서 자면서 고여서도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