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의 우포늪
송다인
높푸른 하늘과 맞닿은 우포늪 호수
큰 기러기 떼의 희망찬 유희 좀 봐
잔물결 살살 펴가는 논병아리 좀 봐
왕버들 휘영청 수초사이로
먹이 찾아 떠가는 정다운 저 흐름 좀 봐
잔솔가지 우거진 갈대숲 사이 길로
억새 춤 하늘하늘 은빛 유혹 속으로
그들의 발걸음은 깊어만 간다
언제 흘러가버린 세월의 뒤안길이
놓쳐 버린 청춘을 주우려는 듯
늦가을 단풍은 날 보채며
마구 휘날리는 만추의 발길 좀 봐
노을이 물들려는 들판을 뒤돌아보다
역광의 억새 빛에 멈춰 서있는데
저 눈부신 억새의 어깨 위
훨훨 삼라만상 다 털어버리고
창공 속으로의 힘찬 날개 짓 좀 봐
그대 품에 날 맡기며
잠시 잠이 든 사이
석양도 물새 등에 실려서 간다
물수제비는 사람만이 하는 줄 알았거니
저기 저 물새 한 마리
휘영청 나래 짓 끝자락 튕기면서
마술 펼치며 솟구치는 품새 좀 봐
희망찬 비상의 유혹 좀 봐
우포늪 모든 기슭에 사랑이 머문다
억새 춤추는 들녘의 바람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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