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룡사를 돌아보고>
문석경
돌개단 짊어지고 용문에 올라서니
아홉 마리 용트림은 들리지 아니해도
화왕산 병풍을 치며 온화하던 하루여
본전불 인자하게 육간대청 올라앉아
관방객 하나하나 약사전을 인도하면
심신이 노곤한 현대인 안식으로 엮던 하루
단한칸 맞배지붕 기둥위에 공포올려
간격에 비교하면 지붕이 넓더구나
그래도 좌우 안정감주며 들어오라 하는데
삼층석탑 버선발로 단숨에 달려나와
하나하나 손을 잡고 어루만져 달래주며
천년을 제자리에 서서 약사전에 인도하네
심신을 끌어안고 약사여래 불전 앞에
삼배를 먼저하고 머리를 조아리면
비좁은 방안에서도 의료훈기 풍기더라
보기보다 훨씬 높은 연화좌대 앉아있다
내려와 다가와서 아픈 맘 달래려고
걱정마라 걱정마라며 스다듬는 돌부처
고맙다는 말도 않고 약사전을 뒤로하며
안전로프 마주잡고 밀어주고 당겨주며
돌방구 돌고돌고 돌아 용선대에 올라서면
석가여래좌상이 산정상 넓은 바위
연화대 깔고 앉아 중생을 구제하는
풍만한 이목구비에 미소 짓는 그 표정
한 가지 소원쯤은 들어준다 말하기에
이리저리 짚어보고 한참을 생각다가
일만년 자리 지키며 구원하라 하였기에
내려서는 발걸음은 어찌나 가볍던지
시원한 물 한잔에 목구멍 축여놓고
두 손을 흔들어주며 잘 계시라 하였소
<2009, 1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