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취암에 올라서서
문석경 없음
2010-04-20 246
 

 

 

정취암에 올라서서

                                          문석경

생태공원 핑계대고 잘 닦은 산길 따라

빙글빙글 돌고 돌아 능선에 올라서면

둔철산 깎아지른 절벽 달아 놓은 현공사


초입에 들어서서 합장으로 참배해도

똥개가 잠에 취해 묵언수행 하는 틈을

골바람 살며시 기어올라 끌어안고 놀다가고


등 굽은 소나무가 골다공증 참고서서

바위틈 비집으며 내어주는 작은 공간

점심밥 펼쳐놓고서 달래보는 시장기


정각옆 바위벽에 덕지덕지 붙은 동전

벼랑위에 석등하나 물그러미 바라보고    

풍경은 심심찮도록 흔들리는 동양화


아찔한 절벽위에 걸쳐놓은 작은 마음

양천강 흘러가며 내려오라 유혹하니

명부전 취부책들고 어쩔 줄을 몰라 해도


세심대 올라서서 바람으로 마음 씻고

낙낙장송 너럭바위 방석을 깔고 앉아

속세를 내려다보며 굴러보는 법문 하나


인연의 여정으로 역사탐방 하다보니

까치집 흔들리며 펼쳐놓는 구름위에

정취암 매달아놓고 신선이던 한 나절


※ 현공사 : 懸 달아 놓을 현 空 빌 공 寺 절사

※ 세심대 : 洗 씻을 세 心 마음 심 坮 대대

※ 졀벽의 중간 절마당 나무에 까치집이 흔들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