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수유>
문석경
생명의 창조는
가늠하기 어려울만큼
힘든 일인데
동지섣달 긴긴밤에
찬 서리 마다 않고 자리를 지키며
산골짝 바윗돌을 지극정성 품더니
잔설이 차가워도
줄탁동시로
하늘을 열어놓고
양지바른 곳에 모여앉아
옹기종기 사이좋게
축제를 벌리다가
천둥소리에도 꼼작 않던 지리산이
실바람에 놀란 듯
모성 본능으로 산자락을 펼쳐들면
쪼르르
엄마품으로 모여들어
노오란 부리를 파묻으며
삐약 삐약
<줄탁동시 = 알속에서 나오기 위해서 병아리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동시에 알껍질을 쫀다는 뜻>
<시작노트 = 2010. 03. 20 "봉생역사문화기행"에서 구레군 산동면 산수유 꽃길을 걸으며 지리산이 바윗돌을 부화시키려고 겨울내내 품어 봄이 오기도 전에 노오란 병아리가 태어나 축제를 벌리는 모습으로 엮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