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수유
문석경 없음
2010-03-21 348
 

<지리산 산수유>

 

                                 문석경

생명의 창조는

가늠하기 어려울만큼

힘든 일인데

 

동지섣달 긴긴밤에

찬 서리 마다 않고 자리를 지키며

산골짝 바윗돌을 지극정성 품더니

 

잔설이 차가워도

줄탁동시로

하늘을 열어놓고

 

양지바른 곳에 모여앉아

옹기종기 사이좋게

축제를 벌리다가

 

천둥소리에도 꼼작 않던 지리산이

실바람에 놀란 듯

모성 본능으로 산자락을 펼쳐들면

 

쪼르르

엄마품으로 모여들어

노오란 부리를 파묻으며

삐약 삐약

 

<줄탁동시 = 알속에서 나오기 위해서 병아리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동시에 알껍질을 쫀다는 뜻>

<시작노트 = 2010. 03. 20 "봉생역사문화기행"에서 구레군 산동면 산수유 꽃길을 걸으며 지리산이 바윗돌을 부화시키려고 겨울내내 품어 봄이 오기도 전에 노오란 병아리가 태어나 축제를 벌리는 모습으로 엮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