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일암을 돌아보고>
문석경
주차장에 세워놓고 한참을 걸어가니
돌산갓 김치담가 길가에 늘어놓고
굴 홍합 알알이 까서 채반위에 말리면서
바닷가 토산물을 난전처럼 펼쳐놓고
내려올 때 사가라며 맛보기 남도인심
오찬을 먹기도 전에 반찬부터 먹었네
직계단 우회로로 번뇌 짜며 올라서도
동백꽃 연지찍고 옷고름 입에 무니
오르막 올라온 피로 한순간에 풀리고
대웅전 불탄 흔적 치마로 가리면서
본전불 방문열고 꿋꿋이 자리 앉아
구름 낀 하늘 휘저으며 해를 찾고 있더라
돌틈을 비집으며 동혈을 돌고 돌면
해풍이 간질이는 풍경소리 여유롭고
절벽에 매달린 듯이 자리 잡은 관음전
무량의 바다위에 주춧돌 걸쳐놓고
하늘과 마주앉아 도량을 키워가며
관음불 마음 뉘이던 안식에 든 한나절
비좁은 절마당의 모퉁이에 곧게 서서
여래입상 자비로움 사랑을 기원하니
연리근 마음 다잡으며 마른 목을 축이더라
원효대사 앉은 바위 시름놓고 쉬는데
동남해 번갈에서 봄바람 불어주니
동백꽃 수줍어하며 입술부터 붉어져도
해돋이 못 보고서 금오산을 오르는데
관음전 미안한지 허공만 바라보고
금거북 바다로 나가며 돌아돌아 보더라
<2010. 2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