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새재를 돌아보고>
문석경
새들도 힘에 겨워 쉬어가는 주흘관에
내린 눈 미련남아 녹기를 거부하고
골바람 길을 붙잡고 시리도록 울더라
장엄한 돌담 속에 초라한 초가 원터
돌담만 복원하고 원 건물 알길 없어
빈 마당 잡초들 위에 눈만 쌓여 있누나
싸리문 열어놓고 주모는 간 곳 없고
빈 술독 끌어안고 양반행세 하던말던
불 꺼진 처마에 주등 바람타고 흔들흔들
업무관인 넘겨줄 때 회한 남는 무지개 빛
말없는 교귀정은 신임감사 맞아 분주
송덕비 줄맞춰 서서 손 흔들어 주더라
왜군이 파죽지세 문경으로 몰려올 때
신립장군 부하들이 탄금대로 도망가도
신길원 문경현감이 끌어안은 관인이여
눈 내린 산골짝에 개울물 얼어붙어
옮기는걸음걸음 신경이 쓰이는데
무언가 감춘듯하며 돌아앉은 여궁폭포
주승은 어디가고 녹음기도 휴일인데
혜국사 본전불에 안녕을 빌었더니
산천도 묵언수행인데 바람만이 염치없이
가문 장래 짊어지고 어사화 꿈을 꾸며
곰방대 길게 물고 도포자락 휘날릴 때
일백번 더 강조하고 지켜야할 “산불됴심”
<2010. 01. 16>
<"산불됴심"이라는 표지석이 있음>
<골바람이 어찌나 춥든지 아직도 볼이 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