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에서 송광사까지
송다인 없음
2010-07-13 332
 
   ♣-선암사에서 송광사까지-♣
  
                                                   송다인

동서를 가로지르는 대장정의 산행이다

나무와 꽃만이 지천인 산속

선암사 숲길은 입구부터 제압한다

온통 진녹색 침묵만이 흐르는

매력 덩어리 그대의 품속이다

들이키지 않아도 진동하는 숲 향기

난생처음 확 풍기는 네 향기에 취해서

짙은 심장의 고동소리 들린다

땅만 보고 걸어가다 하늘 한 번 쳐다본다

진녹색 숲의 춤사위 하늘을 가려

보이지 않는 하늘 한 조각 애써 담는다

온 몸을 덮치는 무수한 간지러움들

펀백나무 숲 향기인지

홍매화 청매화 백매화 향기 화르르르

노송들 참나무 사이 길로 도토리 사르르르

땀범벅에 숨찬 가파른 돌산이나

몸이 둔한 나 자신과 지팡이와의 용맹정진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에 쉬어가며

스르륵 도사처럼 흩날리고 있다

 

“새가 되어 날아갔다. 꽃을 그렸다”는 연기

그 형상 따라 수군대는 다비장 숲길에서 

 

멍하니 쳐다본다 훌쩍 스쳐 가버린 청춘에

금새 사그라져 버릴 황혼에 화들짝 놀라

광대 같은 인생길 닮은 내리막 험난한 길

끙끙대며 헛디디며 짓밟고 지나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