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문협. 문산 합동 문학기행에서
문석경 없음
2010-05-30 325
 

 

<사하문협, 문산 봄 문학기행에서>


                             문석경

“병진소” 괘심죄로 천리길 유배가고

또다시 이배길로 이천리 돌아오니

조그만 어촌하나가 내어주는 빈자리


내 오늘 단걸음에 철마타고 달려가서

환학대 올라앉아 후리소리 높여놓고

그물을 끌어당기며 어부사시사를 불러본다


선술집 장명등은 불 꺼져 대롱이고

갈매기 파도소리 아직도 그대론데

고산은 온데간데없고 졸고 있는 빈 배여


가슴속 한을 품고 날개 펴는 황학바위

유배아픔 달래주려 불어주는 바람 되어

세월을 간질이면서 들려주는 “지국총”


돌아서는 발걸음에 어선깃발 펄럭이니

거북바위 고개 들고 뭍으로 기어와도

촌민들 멸치말리며 뒤척이는 바쁜 손


여섯 그루 해송이 국수당에 태어나서

당집을 둘러싸고 늘어지며 지킨 세월

250년 하늘에 제 올리며 동해 안녕 빌었다네


아직도 보란 듯이 자리 잡은 작은 왜성

그것도 유적이라 나무데크 놓아놓고

손짓에 못이긴 듯이 올라서서 둘러보니


그림처럼 떠 있는 작은 섬 하나하나

두 눈을 부릅뜨고 초병처럼 서 있고

약초꾼 산을 헤매며 들려주는 “오우가”


갈매기 하늘 날며 파노라마 형상으로

포구와 황학대가 어울러져 한가로워도

임진란 시대상황을 말해주는 동해바다


한참을 기다려도 빈자리 하나 있네

수소문 하다보니 멸치 사러 갔다하고

갯바람 뒤집어쓰고 마른 한포 만육천원


고산시비 찾으려고 한참을 돌고 돌아

길가에 세워놓은 그 아픔을 돌아보니

올곧은 성품 하나하나 후세에 전하려고


불의와 타협 말라 목소리를 높이면서

붓꺾고 선거판에 뛰어든 한량들을

탐방객 앞에 세워놓고 내려치는 회초리


철마에 올라타고 “갯마을”을 찾아가니

생전에 살던 곳과는 완전 엉뚱한 길가

의원님 권력하나로 세워놓은 “오영수”비


그래도 눈을 감고 “박학도”를 더듬는데

낙향 후 후학들과 마주앉은 산그림자

“화산댁” 동남풍 쇠며 옷고름을 여미네


어여쁜 농사꾼이 프랑카드 걸어놓고

살며시 미소지며 감밭을 내어주니

감꽃잎 수줍어하며 벌어지길 거부해도


감나무 그늘아래 만찬장 펼쳐놓고

잘 익은 오리고기 말술로 들이키니

후식은 빠알간 수박 커피 맛도 괜찮고


손에손에 손을 잡고 돌아가는 회전춤

박자를 빨리하며 피날레 장식하러

동심이 발작하다보니 목청높인 동요줄창

 

감잎향 후빈 코에 생음악 날아들고

오카리나 하모니카 번갈아 흥 돋우니

하루해 중천에 웃으며 넘어가길 싫어 해도


태양이 제일 먼저 뜨는 곳을 찾으려고

간절곳을 헤매다가 바닷바람 핑계대고

차머리 남쪽으로 돌려 앵두따러 가는데


인원파악 잘 못하여 한 사람 떨가뿌고

찬조금 남았다며 연화리 등대횟집

멸치회 폴짝 뛰면서 분위기를 돋우네


이리저리 걸고 걸어 헨드폰 연결되어

실로암 입구에서 만나자고 약속하니

앵두나무 우물가에 어서오라 유혹하고


일천평 수목 속에 빠알간 서양앵두

늘어진 가지마다 동네처녀 봄바람나

웃음꽃 가슴에 안고 돌아보던 기행이여

<2010, 05,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