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암을 돌아보고>
문석경
요상한 소문으로 일찌감치 혼 빼놓고
마중 나온 사천왕수 손발로 유혹하니
탐방객 정문 놔두고 가로질러 가더구나
보호수 지정되어 지켜야할 유산인데
부드러운 속이파리 정취를 돋울지라도
줄지어 기다리지 말고 그냥 가면 안될까요
열었다는 산사 음악회 짐작으로 가늠하며
늘어진 한잎한잎 소슬바람 흝고 가니
귓구멍 속까지 스며드는 심산유곡 적막에
내 마음 국사되어 머무르고 싶었지만
나무오리 간데없고 돌아 뵈는 느티나무
산수국 무리로 피어 흘깃흘깃 웃는 얼굴
넘쳐나는 연화대에 마른목 축이면서
여정을 풀다말고 돌아보는 작은 암자
주승은 간곳이 없고 풍경 혼자 울더라
<2010.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