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의 눈동자]와 상 지난 93년 제5회 봉생문화상 문학부문 수상자로 필자가 결정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 나는 어리둥절하다 못해 얼떨떨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기쁨과 고마 움은 한참 뒤에야 찾아왔다. 그도 그럴 것이 그때까지 나의 삶과 문학은 상 같 은 것하고는 아주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었다. 상하고 그렇게 거리가 멀었던 가 장 큰 이유는 내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상을 받을 만한 품격이 구비되 어 있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또하나의 이유를 든다면 상 같은 것에 별로 관심 도 없었고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국내의 무수한 상들, 그 가운데서도 문학과 관련된 상들과 부산에서 수여되고 있는 상들을 보면 시쳇말로 나눠먹기식 현상이 뚜렷하다. 어떤 상을 보면 다 음 해에는 누구, 또 그 다음 해에는 아무 개가 받아야 한다는 둥 해서 자기들 끼리 수상자들을 미리 정해 놓기까지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예약한대로 수상하 는 것을 보면 신통하기까지 하다. 또 어떤 경우는 선거와 관련해서 도움을 준 사람에게 당선자가 논공행상식으로 상을 주겠다고 약속하고 마치 자신의 사유 물처럼 그것을 주는 일도 있다. 이런 경우는 당선자가 심사에 결정적인 영향력 을 행사할 수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상을 받겠다고 나선 사람들의 로비활동 또한 무시할 수가 없다. 심사위원들과 친분이 두터우면 노골적으로 부탁하는 것은 보통이고, 상대가 일면식도 없는 심사위원이면 중간에 사람을 내세워 전화질을 해댄다. 마치 선거판 같은 이런 일들이 이제는 다반사처럼, 그리고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으니 그 윤리적 무감 각에 그저 아연할 뿐이다. 이른바 지식인들 또는 문화인들이 이런 철면피한 짓 거리들을 자행하고 있으니 그 정신적 부패상은 현재 극에 달한 느낌이다. “이렇게 깨끗한 상도 있구나” 감탄 구역질나는 이야기는 이쯤에서 그만두고 필자가 봉생문화상 수상자로 결정되었 다는 통보를 받고 난 이후 가졌던 소회의 일단을 한 마디 빼 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나 자신 수상 후보자로 추천되었다는 것도 전혀 몰랐고, 그 누구도 자신 이 심사위원이란 언질도 주지 않았고, 그런 상에 대해 관심도 없었던 만큼 나 는 수상 통보를 받은 후 「아, 이렇게 깨끗한 상도 있구나!」하고 내심 감탄하 고 말았다. 의심이 많고 매사에 비판적인 나는 처음으로 상이라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었다. 적어도 봉생문화상만큼은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명예로운 상이다 라 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와 같은 생각은 심사위원으로 몇 번 참가하게 되면 서 굳어진 것이다. 봉생문화상의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에 대해 나는 이 자리 를 빌려 경의를 표하고 싶다. |